이제는 흔적도 없이 사라진 '인디아트홀 공'을 조혜정 작가가 그 마지막 순간을 담아 멋있는 영상으로 만들었다. 촬영했을 때가 2021년이니 벌써 3년이나 지난 일이다. 지금은 문래동으로 이전을 하고, 많은 부분이 달라진 공간이 되었고, 이름도 '공간투'로 변경이 됐지만, 그때나 지금이나 '공'은 나에게 꽤 의미 있는 공간이다. 여전히 많은 예술가가 들락거리고, 여전히 많은 일들이 벌어지고 있다.
https://youtu.be/O5vWKy6cUuI?si=oaH_t54Rzf-XN1RB
인디아트홀 공은 10년을 하루처럼 지냈던 곳이다. 양평동 버스 정거장에 내리면, 새로 사귄 여자 친구라도 만나러 가는 양 늘 설레고 기분이 좋았다. 그 시작은 대책 없었고, 그 끝은 뜬금없었지만, 나의 10년의 세월이 고스란히 머물던 곳이다.
'센서스 코뮤니스'는 조혜정 작가가 2021년 부터 제작한 영상이다. 2021년 포스트 코로나 시대, 예술가들은 무사히 견뎌내고 있는지, 그들은 어떻게 이 위기의 시대를 견디며 생존하려고 하는지, 예술가들의 작업 공간을 들여다 보며 생각하고 이야기를 나눈 기록물이자, 2024년 전시 <시간과 이야기>에서 이은정 작가와 프로젝트 콜렉티브 ATTENDANT를 결성해 소개했던 작품 중 하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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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ttendant_이은정 조혜정 1
2012년 양평동 1가에 방치된 양은냄비 공장에 예술공간 인디아트홀 공이 들어서고 자본주의적 개발논리 속에 2021년 공장이 폐쇄되기 전까지, 이 예술공장은 문화를 생산하는 주체로 그 기능과 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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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늦여름에는 월간 걷기를 통해 지금의 공간투에서 예전의 인디아트홀 공이 있던 양평동까지 같이 걷기도 하고, 그 길을 따라 퍼포먼스와 기록영상도 만들었다. 같은 전시에 소개했던 다른 작품 "안녕 (Annyung!)"에 그 여정이 담겨있다. 이 영상에서는 음악을 맡아서 협업했는데, 조혜정 작가나 이은정 작가나 서로 이견이 없었던 점은 '너무 심각하거나 무겁게 접근하지 말자'는 생각이었다. 나 또한 어떤 면에서는 홀가분하게 인디아트홀 공을 정리했기에, 음악도 그 의견에 동의하는 느낌을 담았다. 우리는 늘 새로운 사람을 만나고, 새로운 관계 맺기를 통해, 새로운 날을 향해 걸어간다. 그 길에는 또 당연하지만, 늘 새로운 일들이 벌어진다. 그래서 또 늘 두렵고, 움츠러들기도 하지만, 공간투의 투가 TOU (Techne of Unity 화합의 기술)인 이유가 거기에 있다고 믿고 있다.
https://youtu.be/_1ylxz-F0uI?si=o_HpGyj9oLLR1d1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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