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부 간선로

 

서부 간선로 - JOUMS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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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부 간선로 - JOUMSA

 

서부 간선로

꽤 오랫동안 서부간선로를 통해 출퇴근했었다. 새벽이나 되어야 그나마 도로로서 역할을 하는 길. 늘 정체된 길이라는 기억만이 있다. 그 때문에 오히려 음악을 듣거나 엉뚱한 상상에 빠지기 좋은 시간을 줬으니, 그렇게 안 좋은 기억만은 아니다.

그 길에 있으면, 들린다고 할 수도 없고, 안 들린다고 할 수도 없는 수만가지 소리들이 카오디오와 차창 밖에 넘쳐난다. 우리의 귀는 그 소리 중에 원하는 소리의 선별이 가능하고, 우리의 뇌는 선별된 소리의 재조합이 가능하다. 이 얼마나 놀라운 신체능력인가. 매일이 같은 상황 같지만 하루도 같은 날은 없다.

답답하고 뜻 모를 자기 연민에 침잠하는 시간을 담아 곡을 만들었다. 어쩔 수 없이 작업실 너머로 들려오는 소리를 하루 종일 듣던 엄니는 ”왜 그렇게 슬프냐“며 곡에 대한 평을 하셨다만, 거의 1년을 하드 디스크에 담아 놓고 있었다. 이 곡을 다시 꺼내게 된 계기는 스위스에서 홀홀 단신으로 한국에 온 ’키아라‘라는 친구를 알게 되면서다. 전시를 위해 그녀의 시 낭독 나레이션을 편집하다가 불어의 내용을 해석해보고는 이 곡을 만들었을 때의 나의 감상이 겹쳐졌다.

전시를 마치고, 목소리 사용에 대한 허가를 받은 후, 곡을 다시 믹싱했다. 낯설고, 무료하고, 두렵고, 자기애와 세상에 대한 무관심이 교차 반복되는 일상이라도 하루도 같은 날은 없다.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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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obu Expressway 2024 - JOUMS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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